
오늘은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2년 1월 2일자 기록을 살펴봅니다. 병을 이유로 경연을 빠진 연산군은, 윤채 사건을 두고 거듭된 간언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대간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날입니다.
1. 연산군 2년 Day 2 - 간언을 거부하는 왕
즉위 이틀째인 1495년 1월 2일, 연산군은 경연에 빠집니다. 이유는 "몸이 편치 않다"는 것. 하지만 진짜 핵심은 따로 있습니다.
전날부터 이어진 윤채 사건을 두고, 대산과 연산군 사이의 의견 충돌이 계속됩니다. "간언이 두렵지 않다"는 왕과 "간언을 막는 것이야말로 큰 과실"이라 외치는 신하들의 대립이 이어집니다.
2. 실록 쉽게 읽기 - 연산군 2년 1월 2일
🖌 계성군 이순의 불참 선언
계성군 이순이 삭제(초하루에 지내는 제사)에서 향과 축문을 올리는 역할을 맡았는데, 몸이 아파서 못 온다고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연산군 :
“계성군이 병이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닌데, 향도 받지 않다니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나무는 북돋우고 가꿔줘야 잘 자라고 방치하면 삐뚤어지는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교만하고 어리석으니 누가 그를 잡아주겠는가.
하지만 아프다고 해서 벌을 줄 수도 없으니, 의원을 보내서 문병이나 하게 하라.”
🖌 연산군, 경연에 참석 못한다며 부끄러움 언급
연산군이 승정원에 전교합니다.
"내일 경연(경전 강의)에 나가려 했는데 몸이 좋지 않아 못 나가겠다.
너희는 내가 아픈 것도 아닌데 핑계를 대는 거라 하지 않겠나. 참으로 부끄럽다."
🖌 대간들, 다시 윤채 처벌 요구
대간은 여러 번 아뢴 윤채 사건을 두고 또다시 강하게 항의합니다.
“전하께서 끝내 처벌을 거부하시면, 우리는 누구와 함께 나라를 논하겠습니까? 간언을 막는 건 임금의 큰 과실입니다.
윤채를 다스리지 않으면 ➀ 형벌이 무너지고(失刑), ➁ 법이 무시되고(廢法), ➂ 간언이 묵살됩니다(拒諫).”
고대 성인들까지 끌어와 ‘형벌’의 정당성 강조했지만, 연산군이 듣지 않자, 다시 임금에게 상차(上箚)합니다.
“요·순조차 형벌을 폐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같이 간사한 시대에 형벌을 쓰지 않고 ‘억울할까 봐’ 다스리지 않겠다는 건 임금으로서의 체통이 아닙니다.”
“지금은 유사에서 처음으로 형벌을 요청한 단계인데, 바로 그만두라고 하는 건 과도한 처분입니다.”
하지만 연산군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추가정보 조선 시대 대간들의 상차와 상소, 간언 제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상소, 상차로 본 조선 간언 제도 | 조선은 왜 말 대신 글로 정치했을까?] 글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 홍문관 교리 이수언의 죽음
한편, 연산군은 이수언이 황해도에서 공무를 수행하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관과 장례에 필요한 물자를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3. 오늘의 실록 정리
이날, 연산군은 스스로 경연을 빠지는 것에 부끄러움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후 대간들과의 갈등을 보면, 왕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려는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후 이야기는 다음 날의 실록에서 이어집니다.
조선왕조실록 한 줄 한 줄 읽기 | 연산군 2년 Day3 - 끝나지 않는 윤채 사건, 그리고 중이 되어버리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2년 1월 3일자 기록입니다. 대간과 대신들이 다시 윤채와 정진의 처벌을 요청하지만, 연산군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또 백성들이 왜 중이 되는지를 고민하며, 군역 제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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